“콜센터 취업, 정말 누구나 할 수 있을까요? | 제가 직접 일해본 후기 – 감정노동을 겪는 여성 상담원을 표현한 한국어 대표 이미지”

콜센터 상담원, 정말 누구나 할 수 있을까? | 10년간 일해본 리얼 후기


‘콜센터 상담원’이라는 직업,
누구나 한 번쯤은 **“아, 그건 아무나 할 수 있잖아”**라고 생각해봤을 거예요.
말만 잘하면 된다, 스크립트만 외우면 된다,
자격도 필요 없고 경력도 없어도 된다…

겉으로 보기엔 정말 쉬워 보이죠.

그런데 마음으로는 다들 알고 있을 거예요.
감정노동이 어마어마하다는 거.
전화 한 통에 멘탈이 박살날 수도 있다는 거.
오래 못 버틴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거.

저도 그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말만 믿고 시작했던 사람 중 한 명이에요.
하지만 막상 들어가 보니,
이 일은 **“마음과 멘탈의 힘”**이 진짜 전부였다는 걸 깨달았죠.

이 글에서는 제가 직접 콜센터 취업해서 겪었던
현실, 감정, 그리고 흔들림까지
가감 없이 풀어보려고 해요.

혹시 지금 콜센터 취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해볼게요.


1. 콜센터? 그게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다

아주 어릴 때였어요. 지금으로부터 거의 20년 전, 취업에 대한 정보도 없던 시절. 무슨 일이든 일단 해야겠다 싶어서 무작정 이력서를 넣었죠. 그러다 보게 된 문구 하나, “평균급여 300만 원.” 그 말에 혹해서 면접을 보게 됐어요. 근데 문제는… 무슨 일을 하는지조차 몰랐다는 거예요.

2. 콜센터 상담원- 보험 아웃바운드의 세계 – 평균급여의 함정

알고 보니 보험 아웃바운드였어요. 말 그대로 전화를 거는 영업.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죠?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 평균급여 300만 원, 맞긴 맞더라고요. 왜냐면 1등, 2등하는 사람들이 월 천만 원 넘게 벌어요. 그 분들이 평균을 올려서 그런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100만 원도 겨우 버는사람도 많았어요 저도 150~200 정도밖에 못 벌었던 것 같아요.

아웃바운드도 종류가 다양한데, 저는 보험사 쪽 텔레마케터로 일했었고, ‘퍼미션 센터’라고 불리는 곳에서도 근무한 적 있어요. 퍼미션 센터는 말 그대로 마케팅 활용을 위해 고객에게 사전 동의를 받는 전화를 하는 곳이에요. 예를 들면 이런 식이죠: “고객님, 할인 혜택과 나중에 보험상품 안내 드려도 괜찮으시죠?” 고객이 “네”라고 대답하면, 그 한 건에 대해 400원, 450원, 500원씩 수당이 측정돼요.

총 허락 건수가 일정 구간을 넘으면 단가가 올라가는 구조였죠. 예를 들면 100건 넘으면 450원, 200건 넘으면 500원 이런 식으로요. 물론 이건 아주 예전 이야기라 지금은 단가나 방식이 달라졌을 수도 있어요.

3.콜센터 상담원- 영업에 치명적인 과도한 친절함 (내가 겪은 아웃바운드의 벽)

문제는 저였어요. 너무 친절해서 문제라는 말, 들어본 적 있으세요? 고객이 “필요 없어요” 하면 “아~ 정말 필요 없나보다” 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운전 중이에요”, “바빠요” 하면 “네~ 알겠습니다” 하고 끊었죠. 사오정 기법이란 게 있어요. 못 들은 척하고 말 이어가는 영업 스킬인데, 저는 그게 안 됐어요.

4. 콜센터 상담원-모든 상황에 대비한 스크립트의 세계 ( 반론까지 준비된 영업의 기술)

아웃바운드 콜센터는 대본이 있어요. 심지어 반론에 대한 대본까지 있어요. “바빠요”, “운전 중이에요”, “보험 많아요” 이런 말이 나오면, 그에 대한 반박 멘트까지 다 정해져 있어요. 처음엔 그걸 쫙 펼쳐놓고 읽어요. 익숙해지면 외워서 자연스럽게 넘어가고요. 근데… 이 일은 나랑 안 맞는다 싶었어요.

5. 콜센터 상담원 – 콜 수가 생명인 인바운드의 세계(친절함보다 중요한 효율성)

그래서 전 인바운드로 옮겼어요. 전화 받는 업무. 친절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거긴 또 다른 전쟁이었어요.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많은 전화를 처리하느냐. 말 많고 친절한 건 오히려 콜 수를 못 올려요. 그리고 고객 응대는 정확한 멘트를 써야 해요. 애매하게 말했다간, 나중에 “그 상담사가 그렇게 말했다”고 발목 잡히거든요.

6. 콜센터 상담원이 된후 전화기 코드까지 뽑아버리게 만든 감정노동

당시엔 감정노동이라는 말도 없던 시절이었어요. 진짜 스트레스 심했죠. 저는 집에선 전화기 코드까지 뽑아놨어요. 따르르릉 소리만 들어도 울컥했거든요. 적응된다고 하죠? 한 달쯤 지나면 몸은 적응해요. 근데 멘탈은 1년정도는 해야 단단해져요.

1년 넘어도 울컥울컥 할때가 있긴 하지만요.

7. 콜센터 상담원 유형별 차이 – 통신사, 카드사, 보험사

콜센터도 종류가 많아요. 그중 대표적인 세 가지가 통신사, 카드사, 보험사. 저라면 보험사를 추천해요. 고객 성향이 달라요. 통신사는 모든 사람이 고객이라 정말 다양한 분들이 있어요. 카드사는 그 다음, 보험은 그래도 본인이 원해서 가입한 케이스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나아요.

8. 진상은 돌아다닌다 – 업계의 좁은 세계

콜센터는 생각보다 좁은 세계예요. 상담원도 돌고, 고객도 돌아요. 유명한 진상 고객은 업계 전체에 공유돼요. 이름만 말하면 다 알아요. 통신사에서 유명하던 사람이 카드사로, 보험사로 연결돼요. 한 사례로 카드사 일하던 직원이 보험사로 옮겨선 아~~ ooo 고객 이보험사 고객이야? 아~~ 하며 괴로워 했었죠

콜센터에서 아주 유명한 고객이 있었어요. 20년 전쯤의 이야기예요. 그 고객은 이름만 들으면 알 법한 대학교의 법학과 학생이었어요. 어떻게 학교까지 아냐고요? 그 고객이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상담원들을 계속 괴롭히며 “나 어느 대학 법학과인데” 하면서 법 이야기를 엄청 많이 했거든요. 통화 이력은 어마어마했고, 업계에서는 꽤 유명한 인물이었죠.

그렇게 매번 전화를 걸어오던 어느 날, 또 다시 걸려온 전화에 한 상담원이 받자마자 “오늘 하루 일진이 안 좋겠구나” 하고 긴장했다고 해요. 그런데 의외로 그 고객이 너무 부드럽고 친절한 목소리로 응대한 거예요. 상담원은 놀라서 ‘오늘 왜 이러지?’ 생각했는데, 그 고객이 이렇게 물었대요. “혹시 이 콜센터에서 일하려면 어디에 이력서를 내야 하나요?”

그리고 진짜로 며칠 뒤, 그 고객의 이름으로 이력서가 들어왔어요.

  • “이 고객이 직접 일을 해보면 고충을 알 테니 뽑자!”는 쪽과,
  • “안 된다. 시스템을 알게 되면 이 시스템을 악용해서 오히려 무적의 진상이 된다!”는 쪽.

결국, 그 고객은 채용되지 않았고, 지금쯤 40대가 되어 있겠죠. 가끔 생각나요. 그 고객은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있을까? 저는 콜센터 한창 일할 땐 버스 안에서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으면 이런 생각을 했어요.
“저 사람은 이 목소리로 어떤 민원을 걸까?”
“겉으론 평범한데, 전화에선 어떻게 변할까?”

그만큼, 제 스트레스는 항상 머리 위에 떠 있었던 것 같아요

9. 콜센터 상담원- 정말 누구나 할 수 있을까요?

지금은 저의 10년간의 콜센터 상담원 여정이 끝났지만, 누군가는 오늘도 새로 시작하고 있을 수도 있겠죠. 그래서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요.

오래 하면 할수록 감정이 무뎌져요. 소리 지르고, 쌍욕을 퍼붓는 고객과 통화한 직후에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방긋 웃으며 다음 고객에게 “안녕하세요, 고객님”이라고 말하는 날이 오게 돼요. 이게 익숙해졌다는 건, 적응한 걸까요? 무뎌진 걸까요?

그 질문의 답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하나 확실한 건 있어요. 이 일은 절대 가볍지 않다는 거요.

콜센터 상담원이라는 직업이 단지 ‘감정노동’으로만 정의되기엔, 너무 다양한 현실이 얽혀 있죠.

👉 고용노동부 역시 콜센터 상담원을 포함한 고객응대근로자의 감정노동 실태를 인식하고, ‘건강보호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 고객응대근로자 건강보호 가이드라인

그리고… 콜센터에서 계속 일할 의향이 있으시다면, 여러 회사를 전전하기보다 한우물을 파는 걸 추천드려요. 경력이 쌓이고 시스템에 익숙해질수록 실력도 올라가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거예요.

결론은 이거예요. 콜센터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어요. 근데 누구나 버틸 수 있는 일은 아니에요. 스크립트가 있다고 쉽게 말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친절하다고 해결되는 일도 아니에요. 정말 내 성향이 이 일과 맞는지, 내 멘탈이 감당 가능한지 생각해보고 도전하셨으면 좋겠어요.


🟡 함께 보면 좋은글


Similar Posts